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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차 끓이는 물

by An마담 2019. 5. 13.

차 끓이는 물

 

 

차 끓이는 물

 

 

 

죽견

대를 쪼개어 찬 샘물 끌었더니

졸졸대며 밤새도록 운다네

옮겨와 흐르니 깊은 산골물은 말라도

갈라오니 작은 물통에는 찰랑이네

 

샘물을 끌어오는 대홈통을 죽견이라고도 하였다. 차 끓이는 곳이나 부엌 가까이까지 몇 개의 돌물통에 걸쳐 흐르게 하여 맨나중 것은 허드렛물로 쓸 수 있게 하였다. 김시습은 시에서 죽견에 흐르는 물소리가 차 끓이는 소리와 어울린다고 하였다. 다산은 초당 서쪽 모퉁이에 있는 샘을 [약천]이라 하고 백석[벽간차:산골의 푸른 시내차)]라고 했다. 그는 또한 매화꽃을 샘물에 털어서 저녁이면 물맛을 더 좋게 하기도 하였다.

 

초의 스님이 기거하던 일지암의 유천은 추사의 부친도 칭찬한 좋은 물이었는데 초의는 동다송을 지어달라고 한 홍현주에게 그 물을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 그 물을 [백운천]이라 하고 간짓대를 연결해서 끌어 온다고 하였다. 

 

샘물은 바위틈이나 돌에 흐를는 돌샘물은 석간수, 석천, 암천, 혹은 석간천이라고 불렀다. 돌샘물은 음료수나 차 끓이는 물로 가장 좋으며 이때의 돌은 흰색 혹은 황색의 맥반석 종류이다. 좋은 샘물은 젖과 같은 맛이 있다하여 유천이라고 했고, 옥천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포가 원효께 차를 끓여 준 유천은 바위틈에서 나온 물로 맛이 젖과 같고 달큼했다고 하였으며, 신라의 두 태자 보턴과 효명이 오대산에서 차를 달여 문수보살에게 공양한 우통수는 물의 빛과 맛이 보통물보다 좋고 서쪽으로 수백 리 흘러 한강이 된다고 하였다.

 

돌샘물이 송아나는 곳에 흔히 소나무 뿌리가 있어 차 끓이는 물로 더욱 좋았다. 진각국사는 <다천>이라는 시에서 [소나무 뿌리는 새롭고, 석안:돌의 눈0에서는 영천이 솟아나네]라고 표현했으며, 고려 말 이승인이 차 한 봉지와 함께 보냈겠으나, 고려의 충신이었던 이승인이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에게 고려 궁터의 물과 차를 준 것은 의미깊은 뜻이 담겨져 있지 않나 짐작된다.

 

 

물은 우리 체중의 70%를 차지하며 성인은 매일 약 2.5l의 물을 배출하게 되므로, 음식물로 섭취하는 외에 하루1리터(5컵정도)이상 마시어 보충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물은 신체조직에 필요한 것을 보급하고 흡수하며 생리기능을 돕고, 암모니아나 요소 등 나쁜 성분을 배출하여 체온을 조절하므로 평소에 좋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건강에 매우유익하다.

 

[차는 물의 신이고 물은 차의 몸이라고 했듯이, 아무리 좋은 차라도 물이 나쁘면 제 맛을 낼 수 없다. 차를 끓여 마셔보면, 물맛이 쉽게 구별된다. 좋은 물은 냄새가 없고 맑고 차며, 칼슘, 칼륨, 규산등의 미네라이 알맞게 들어 있다.

 

잔잔잔 소리 꿈 속에서도 졸졸대고 맑은 운치 차 끓는 소리와도 어울리네. 찬 두레박줄 드리우지 않고서도 높은 우물가에까지 끌어오네. 

 

냇물, 강물- 흐를는 물도 차 달이는 물로 쓰였다. 고려시대에 평양의 북쪽에 있는 박금천의 물맛은 달고 청량하여 차 달이기에 알맞아 도회지 사람들이 와서 길어가느라 항상 떠들석하다고 했다. 고려말의 이해응ㄴ 물맛을 잘 감별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차 끓이는 물로 충주 달래강을 제일로 삼고, 금강산에서 한강 가운데로 흐르는 우중수가 두번째이며 속리산의 삼다수가 세번재라고 했다. 그가 하루는 성현의 증조붕 상곡의 위생당에 놀러 왔으므로 다른 사람을 시켜 창 밖에서 차를 끓이게 하였는데 이행이 그 차맛을 보고 두 가지 물맛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알고보니 실제로 차를 끓이다가 물이 넘쳐 생수를 다시 부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산에서 흘는 물도 사람들로 인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차를 끓일 때 반드시 한강의 강심수를 길어 썼다고도 한다. 상류에서 천천히 흐르는 물이나 골짜기의 돌이 많은 곳을 느리게 흐르는 오염되지 않은 물이 찻물로 적당하다.

 

칼슘이온이나 마그네슘이온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는 센물로 차를 달이면 차의 탄닌산과 결합하여 침전물이 생기므로 다탕이 투명하지 않고 뿌연 색을 띠며 차의 향기와 맛이 달라진다. 그러나 칼슘과 마그네슘은 인체에 필요한 성분이며, 단물을 먹는 사람이 센물을 먹는 사람보다 심장병에 이한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고, 또 긇이면 단물되 되는 일시 센물도 있으므로 공해가 없는 곳이면 센물을 음료수나 차 끓이는 데 써도 무방하 것이다. 옛날 식수의 급원은 대개 우물이므로 차 끓일 물로 우물물을 많이 썼다. 우물은 안전하게 물을 펴낼 수 있게 우물정자 모양으로 돌을 이어 놓았다.

 

 

우물물은 센물이 많으나 단물도 있으며 돌샘 우물물도 있다. 강릉 한송저에 있던 두개의 돌우물은 신라의 사선들의 차 끓이던 물로 유명했으며, 이연종은 차끓이기 좋은 물을 용천봉정수라도 하였고 조선 말엽의 유희는 [물명고]에서 우리나라에서 찻물로서 좋은 물은 한양의 미정이란 우물물이 가장 달다고 했다. 오늘날 농촌의 우물물은 질소화합물이 들어가기 쉬우므로 논밭과 거리가 먼것이 좋으며, 살림집이나 공장 또는 큰 도로 가까이에 있어도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명나라 장원의 [다록]에는 [물을 담는 독을 마당 한복판에 놓고 비단으로 덮어서 별과 이슬의 기운을 받게 하면 신령스러운 기운이 간직된다]고 하였다. 옛날에 한방에서 쓰던 물로 감란수가 있었는데 물을 잘 저어 흔들거나 표주박으로 퍼올려서 떨어뜨려 거품이 많이 생기게 하여 공기를 충분히 포화시킨 물이다. 백노수라고도 하며 약이나 차맛을 좋게 한다.

 

 

수돗물은 맥반석을 넣은 그릇에 물을 부어 두었다가 마시면 차맛이 훨씬 좋다. 맥반석 등의 돌은 다공질의 돌로서 부유물을 침전시켜 주고 돌의 화학성분이 일부 대장균의 살균작용도 하며 미네랄 성분이 녹아 나오기도 하여 물맛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옛글에 백석을 끓여 마시는 선인들의 이야기를 흔히 볼 수 있다. 수돗물을 받아두었다가 하루가 지난 후 차를 긇이면 염소 등의 성분이 증발하여 맛이 훨씬 좋다.

 

깨끗한 항아리나 유리그릇 등에 물을 붓고 자연섬유(면, 마, 모시, 비단)나 죽순껍질 혹은 대나무로 된 뚜껑을 더어 공기가 통하게 한 후 그늘진 곳에 놓아두면 된다. 용기는 전에 무엇을 담았던 것인가 생각하여 냄새가 베이지 않아야 하며 새것도 물을 담다두어 우렸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돗물은 세균을 죽이기 위해 소독을 하므로 300여 종의 각종 화학물질이 녹아 이다. 이중 염소사용시 생기는 트리할로메탄 등의 발암물질도 있어 정수하여 먹는 것이 좋으나 15~20분간 끓이면 트리할로메탄은 증발되고 중금속류는 부분적으로 침전되므로 충분히 잘 끓이면 훨씬 맛이 낫다.

 

또 송수관의 노화로 수도꼭지까지 고여있던 물에 산화철이 녹아 나오기 쉬우므모 한동안 쓰지 않은 수도는 틀어서 잠시 물을 훌려버리고 쓰는 것이 좋아 옛날에는 차 끓일 물을 돌그릇에 저장하였다. 돌그릇에 물을 담는 것은 돌샘물의 물맛이 좋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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