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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차 끓이는 일과 마음가짐

by An마담 2019. 5. 8.

차 끓이는 일과 마음가짐

 

 

 

1. 물끓이기

 

1) 불길 맞추기

조선 초엽의 김수동은 차를 잘 달이기 위해 불길 맞추기르 저울 눈 한 치 한 푼 다투듯이 했고, 실학자 이덕무가 쓴 [사소절]의 [어린이가 지킬 일]에는 [어버이를 섬기는 사람은 약을 달이고 차를 끓이는데 그 물과 불의 정도를 잘 알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옛날에는 나무나 숯을 사용해서 불을 피웠고, 또 주로 차를 끓는 물에 넣어 끓여서 마셨으므로 불길을 잘 다스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였다.

 

 

차 끓이기 좋은 불은 활화 즉, 불꽃이 있는 산 불(꽃불)을 쓴다고 했다. 또 문무화는 센 불로서 세지도 약하지도 않게 화력이 고루 다스려져 생기있는 불을 말한다.

다산은 솔방울을 주워서 탄으로 만들어 차를 끓이기도 했는데, 좋은 숯으로는 백탄을 썼다. 오늘날 실내에서 숯을 사용할 때는 특히 환기에 유의해야 하며 가공숯이나 가공탄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무로는 소나무 가지나 대나무를 살라 차를 달인 경우를 볼 수 있다. 나무는 진이 없고 잘 마른 것이어야 하며, 연기의 내음이 차에 배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

 

지금은 전기, 가스, 알콜, 등을 연료로 쓰는데, 생기있는 불꽃으로 열효율이 최대가 되도록 겉불꽃 부분이 탕관에 닿도록 끓인다. 속불꽃은 탄소 알갱이가 가열되어 보기에는 밝으나 산소공급이 잘 되는 겉불꽃보다 온동가 낮다, 가스를 사용 할 때 불을 세게 하면 물이 금방 줄어들고 질탕관을 놓았을 때 터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2)물이 끓는 단계 

찻물이 끓는 5단계

 

밤은 얼마나 깊었나 하늘ㅇ 눈이 오려 하고, 맑은 등 밝힌 고옥은 추워 잠이 오질 않는다.

상머리의 이끼를 말끔히 닦아내고 푸른 바다 같은 차가운 샘물을 쏟아 부어 화력의 강약을 고르게 다스리니 벽 위에 불빛이 어리며 김이 난다. 끓는 소리 쉬쉬하니 골짜깅서 울리는 솔바람 소리같고

1. 애벌 끓음- 끓기 시작함. 약 70ºC

세차게 끓어 오르니 급하게 흐르는 시냇물 소리 같다. 

2. 두벌 끓음- 기포생기며 끓어오름 80~90ºC

우뢰와 번개가 끊임없이 일어나듯 하고 3.한창 끓음 100ºC

 

 

수레를 급하게 몰아 험하고 꼬불꼬불 고갯마루를 넘듯 하더니 4. 불길 멈추고 잦은 불로 뜸들임

다시 구름이 걷히고 바람이 잠들고 나서야 파도가 일지 않고 고요히 움직인다. 5. 불이 꺼짐

커다란 표주박으로 한 잔 뜨니 빙설 같은 빛이 나고 간담이 밝게 탁 트이어 신선과 통한다.

 

 

또한 찻물이 끓는 것을 3단계로, 뜸들이는 것을 2단계로 구분하였는데 연료가 다른 지금은 물을 끓일 때도 거의 같이 적용된다. 위에서 한창끓음의 단계를 순숙이라 했으며 그 이전은 맹탕이라 했다. 이렇게 잘 끓인 물을 고려인들은 익은 물(숙수)라 했다. 너무 지나치게 끓여 줄어든 물은 쇤물이라 하는데 이것도 차 끓일 때는 좋지않고 충분히 끓지 않은 어린물(눈수)도 또한 좋지 않다.

 

가루차를 우릴 때는 물이 충분히 끓어야 차맛이 좋다. 특히 수돗물은 10분 정도 끓이면 염소를 포함한 발암물질과 냄새 등이 달아나 버린다.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조금 열어 두는 것이 좋다.

 

3)물이 끓는 소리와 모양

차를 끓여 마실 때는 대개 고요한 곳에서 마음이 한적할 때이므로 물이 끓는 소리를 듣게 된다. 선조들은 찻물이 끓는 자연의 소리를 즐겨 들었다. 흔히 송풍(소나무에 바람스치는 소리)에 비유하였고, 돌솥의 지렁이 소리(임춘), 파ㅣㄹ소리(서거정), 구리병에 삭삭 소나기 오는 소리, 소나무 가지 끝에 비 날리는 소리, 철병에서 목메인 소리나다가 생황:부는악기)소리, 다병에서 지렁이 우는 소리, 봄강물의 음향, 경쇠(옥이나 돌로 만든 아악기)소리, 산골물 소리, 대퉁소 소리와 바람에 소나무 물결치는 소리, 소소등으로 표현하였다. 실제로 질탕관이나 돌솥에서는 바람소리가 난다.

 

물이 끓어 오르는기포를 보고 흔히 게눈, 물고기눈 물고기 비늘, 놀란물결 등으로 표현했다.

오늘날 찻자리에서 물이 끓기를 기다리면서 물김을 바라보며 자연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노라면, 호숫가의 소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더욱 평정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2. 그릇 덥히고 헹구기

 

다관은 뜨거운 탕수를 부어 덥히는 동시에 헹구어 써야 차의 맛과 향을 그대로 지닐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찻잔의 온도도 기온과 거의 같으므로 차를 부었을 때 급격히 식게되므로 차의 향기와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또 다관은 쓰고난 후에 물로 씻었더라도 미세한 찌꺼기가 부리체에 남아 있기 쉬워 차맛을 손상시키므로 탕수를 부어 헹구는 것이 좋다.

 

제사지내는 의례중에는 잔을 씻는 풍습이 있으므로 손님께 드리는 찻잔을 한 번 헹구는 것은 정성의 표시이다. 오늘날에는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내며 그릇들을 깨끗이 사용하므로 일상적으로는 찻잔을 헹구지 않고 쓰기도 하고 또 여름에는 다관만 헹구기도 한다.

 

 

개화기에 지리산의 쌍계사 앞 마을에는 다정이 있어 차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었는데 딸이 질그릇 탕관에 차를 끓여오면 어머니가 두 손바닥의 체온으로 찻자을 덥히고 있다가 차를 따라 주었다고 한다..

찻잔의 물을 비울 때는 왼손에 혹은 다상에 놓여 있는 수거네 찻잔을 기울여 눌러서 물기가 거이 없어야 본래의 차맛을 즐길 수 있다. 많은 사람에게 차를 낼 때는 큰 그릇에 잔을 모아 담아 놓고 뜨거운 물을 부어 두었다가 차를 끓이기 바로 전에 수건 위에 엎어 물기를 뺀 후, 잔을 잔받침에 받쳐 차반에 놓아두고 우린 다탕을 바로 따른다.

 

 

말차를 점다할 때로 차사발과 탕수의 온도 차이가 적어야 한다. 잔을 덥혀두면 유화를 피워 세우기가 잘 되고 유화가 오래간다. 북송의 채양이 지은 [다록]에도 말차를 점다하려면 먼저 잔을 불에 쬐어 따뜻하게 해야 하며 차가우면 찻가루가 뜨지 않고 가라앉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점다할 때도 차사발에 탕수를 부어 고루 따뜻하게 한 바퀴 기울인 후 버리개에 부어버리고 물기가 없게 마른 차수건으로 잔의 울 안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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